요즘 우리는 무엇을 검색하고, 어디서 밥을 먹고,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까지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다. 검색 결과, 쇼핑 추천, 광고, 콘텐츠 큐레이션, 교통 패턴까지
거의 모든 디지털 환경은 ‘데이터화된 삶’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그 데이터 속에 비혼자의 삶은 얼마나 반영되어 있을까?
‘비혼’이라는 조건은 많은 경우 가족도, 연인도, 보호자도, 자녀도 없는 상태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들어진 대부분의 데이터는 이런 상태를 ‘기본값’이 아니라 ‘예외’로 취급해왔다.
AI는 객관적인가? 공정한가? 그렇다면 왜 비혼자는 여전히 시스템 속에서 ‘없는 사람’처럼 취급되는가?
이 글은 비혼자의 삶이 왜 AI의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지,
그리고 데이터 중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어떤 재설계가 필요한지를 탐색한다.

AI는 어떻게 인간을 이해하는가?
1. AI는 ‘데이터’를 통해 인간을 이해한다
AI는 직접 경험하거나 공감하지 않는다.
대신, ‘수많은 사람이 남긴 행동 데이터’를 통해 인간을 모델링한다.
- 검색어, 구매 이력, 위치 정보
- 대화 패턴, 소비 패턴, 클릭 로그
- 이미지, 음성, 문자, 콘텐츠 반응
- 즉, 많이 기록된 삶일수록 더 잘 이해되고,
기록되지 않은 삶일수록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된다.
문제: 비혼자의 삶은 데이터에서 '드물다', '애매하다', '제외된다'
1. 기혼 중심 데이터 모델
많은 AI 추천 시스템은
‘가족 단위’ 또는 ‘커플’ 중심의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학습돼 있다.
| 쇼핑 추천 | 유아용품, 부부용 가전 추천 과다 |
| 부동산 플랫폼 | 3~4인 가족 기준 매물 우선 |
| 여행 서비스 | 2인 요금 기준, 1인 예약 제한 |
| 헬스케어 | 보호자 전제된 건강관리 루틴 안내 |
| 보험/재정 추천 | 기혼 기준 리스크 관리 중심 |
비혼자는 이런 시스템에서 **“왜 이 사람은 가족이 없지?”**라는 **이상값(outlier)**으로 인식되며,
결국 추천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엉뚱한 정보를 받게 된다.
2. AI는 관계 중심 사회를 기본값으로 삼는다
- 연관 검색어: “혼자 = 외롭다 / 결혼 안 한 사람 = 불완전하다”
-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콘텐츠: 연애, 결혼, 육아, 가족 중심
- SNS 분석: 커플, 가족 단위 사진을 ‘따뜻한 콘텐츠’로 분류
AI는 인간처럼 편견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사람들이 만들어낸 편향된 데이터를 그대로 흡수한다.
그 결과, 비혼자는 ‘정상 범위 밖의 사용자’로 인식되며, 정서적/정보적/경제적 자원에서 소외된다.
3. 데이터에 없는 삶 = 보호받지 못하는 삶
디지털 시대에 “데이터화되지 않은 삶”은 정책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 비혼자의 건강 이슈 → 데이터 미비로 통계에 반영되지 않음
- 1인가구의 문화 소비 → 단체 기준으로 분석되어 정책 누락
- 보호자 없는 돌봄 → 시스템이 구조 자체를 고려하지 않음
이처럼 ‘기록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취급’을 받게 된다.
AI가 놓치는 비혼자의 5가지 라이프 조건
| 1인 주거의 불안정성 | 가구 단위 데이터 기반 |
| 감정적 관계의 다양성 | 법적 관계만 인식됨 |
| 디지털 사후 문제 | ‘가족이 정리한다’는 전제로 설계 |
| 병원·의료 접근성 | 보호자 유무 기반 시스템 |
| 경제적 구조 | 가사노동/양육 고려된 소비 모델만 존재 |
대안: 비혼자의 삶을 데이터 안으로 끌어들이려면?
1. ‘비혼자’ 자체를 정상 사용자 모델로 포함해야 한다
- 보험, 건강, 쇼핑, 금융 등에서 비혼자 시나리오 모델링 필요
- AI 개발 단계에서 비혼자 프로파일 반영
- 1인가구 전용 UX 설계 → 예: 1인 가전, 1인 콘텐츠 큐레이션
2. 정책과 통계에서 ‘비혼 단독 데이터셋’ 확보 필요
- 현재는 ‘미혼’ 또는 ‘1인가구’로만 분류됨 → 혼자 사는 기혼자와 혼재
- ‘비혼 단독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한 정책 설계 필요
- 공공 데이터셋에 비혼자 삶의 방식 반영
3. 비혼자 스스로도 데이터 생산 주체가 되어야 한다
- 나의 검색, 소비, 선택, 콘텐츠가 데이터가 된다는 사실 인식
- 1인 중심 플랫폼/서비스에 피드백 제공 → 사용자로서 권리 행사
- ‘비혼자용 앱’, ‘1인 생활기록’ 서비스 활용 → 데이터의 주체화
결론: AI가 나를 모르는 이유는, 내 삶이 ‘데이터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비혼자의 삶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러나 AI는 그 삶을 데이터로 만나지 못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시스템은 가족, 결혼, 보호자 중심의 인프라를 기본값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AI가 진짜 사람을 이해하게 하려면 다양한 삶의 방식이 데이터로 존재해야 한다.
그 첫 걸음은, 비혼자의 존재를 ‘예외’가 아니라 ‘일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AI가 비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건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사회가 다양성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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